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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넌 왜 항상 화장하고 있어?

[교환학생] in NTU

by Sueaty 2019. 10. 2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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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년 10월 19일)

현재 시간이 새벽 4시 28분인데(오 내 생일?) 2시간 전까지 타마린드 홀 캔틴에서 Royce랑 두시간 가량 별별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왔다. 너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서 기회가 된다면(이라고 쓰고 안귀찮을 때라고 읽는다 히히히) 조금 건드릴 수도 있겠다만 대화를 끝내고 방으로 올라왔을 때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던 주제는 Royce의 한국방문기였다. 방문기라고 하니까 무진장 이상헌디 뭐라고 하나... 경험담? 소감?

ㅋㅋ세현이가 뽑은 인형들 내꺼인척하기ㅋㅋ

'한국'이라는 나라가 한류 덕분에 이름을 좀 알리게 되었지만 유럽 애들은 BTS도 Oh I've heard of them 정도고 미국 애들은 Oh yeah they got really famous on youtube 정도(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싱가폴 친구들은 나보다 한국 콘텐츠에 더 열정적인 친구들이 좀 많은데 꼭 열정적이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한국을 방탄보다 더 깊게 아는 현지 친구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다보면 몇 번 받은 질문이 "So why do you wear make up all the time?". 하 친구야 나도 몰라ㅠㅠ 나도 한국에서 나 자신에게 수도없이 던져 본 질문이고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라 잘 보일 사람이 더더욱 없는데 여기서도 화장을 하고 다니는 것 아니겠니? 어쨌든hmmm 이러던가 uhmmm 과 같은 소리를 내고 있으면 자기가 물어봐놓고서는 "Well I know that Korean girls have really high standards for beauty. Is that why?" 같은 느낌으로 다시 물어본다. 참으로 반론하기 어려운 팩트라 인정하면서 한국의 beauty standards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정도 즈음에는 내가 한국을 거의 이상한 나라로 만들어 버린지 오래다. 하지만 오늘 Royce와 나눴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이전까지 주로 여자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한국을 가본적이 있는 '남자'와의 대화에서 미적 기준이라는 단어가 자신의 겉모습을 respect 할 줄 아는 것으로 해석 되어지고 있었다. 예? 싶었지 당연히. 얘가 뭘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인가 싶어서.

그치만 분명 화장과 몸매 그 이상을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What do you mean by 'respect'? 라고 물어봤더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Royce의 경험담이 나왔다.

1. 한국은 작은 가게라도 거울이 있다.

정말 생각해보면 하다 못해 많은 음식점들에도 거울이 있다. 우린 뭐 카레 먹고 입 닦으로 달아 놓은 거울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들어갈 때 앞머리 툴툴 털고 입술 한 번 더 바르고 음파음파 하는 용도라고 생각했지. 카페 인테리어 소품도 수천만가지의 소품 종류 중에서도 거울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셀카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외국인 눈에는 그게 겉모습을 챙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줄이야.

2. 그리고 그 거울을 실제로 쳐다본다.

이 말 하자마자 아니 거울이 있으니까 쳐다보지라고 말했지만 싱가폴에서는 되게 거만하다고 느껴지는 행동이라고 한다. 뭐 개인의 의견일 수도 있고 암묵적인 사회적 분위기일수도 있고. 

결국 Royce가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미적기준이라는 것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인은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 이유가 그런 분위기 속에 있기 때문에 한국인만의 stylish함과 identity라는 것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새벽토크라 새벽감성이 매우 묻어있긴 한데(나도 영어를 한국어로 쓰다보니 좀 갬성적으로 부풀려진 것 같기도 하고ㅋㅋ) 어쨌든 bare face라고 신경쓰지말라는 친절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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