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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

[교환학생] in NTU

by Sueaty 2019. 10. 3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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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 신청을 하던 그 때의 내게 지금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음 맞는'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사실 이전에 기숙사에 살아 본 경험은 양지메가기숙학원 다닐 당시가 전부라서 룸메이트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아, 양지기숙을 기숙에서 빼는 이유는, 그곳의 숙소는 '생활'을 꾸리는 곳이 아니기 떄문이다.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룸메이트들과 트러블이 생겨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바로 해결해주는 (아니면 나가는거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그런 공간이었고, 모두들 당장 같은 단기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사람들이라 서로에게 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그때의 나에게 1인실을 신청하게끔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무작정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내게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을 뿐 이다. 난 사실 룸메이트가 한 번 바뀌었었다. 첫 룸메이트는 한국인 교환학생이었고, 동갑이었고, 전공이 같았지만 결론적으로 성향과 성격과 취향이 잘 맞지 않았다. 진심이 아니면 미안하다는 말을 절대 안한다는... 말을 남기고 홀랑 떠나버..ㄹ... 그래서 전 룸메가 나가고 한달 가량을 혼자 지내다 새로운 룸메가 들어왔다. 현지 친구였고 말이 없는 조용한 친구였다. (엥 지금도 룸멘데 왜 과거형이지...ㅋ) 이 친구가 들어오고 나서 내가 나에 대한 몇가지를 새로 알게 되었다. 정말 태어나서 새로 알게 된 것 들이라 처음에는 부정을 했는데,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내가 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온 집에 향을 피우고 디퓨저를 놓고 그런 정도의 민감함은 아니지만 향으로 영역표시 하는 그 정도 민감함을 말하는 것이다. 음 한 2년 째 쓰는 향수가(퍼퓸은 아니고 뚜왈렛인데 음 그게 그거라고 하자) 디올 어딕트 라인의 오 프레쉬(Eau Fraiche)이다. 고등학교 때는 안나 수이의 Dolly girl을 썼었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 향이 내 냄새로 알고 있고 졸업 후 만난 모든 사람들은 오 프레쉬를 내 냄새라고 알고 있다. 이렇듯 사람마다 '내 냄새'가 있는데 그게 나는 향수에서 오는 것이지만 누구는 샴푸, 누구는 섬유유연제, 누구는 옷장 속 디퓨저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달 가량 혼자 살면서 온 방에 내 냄새를 뿌려 놓은 방에 새로운 친구가 들어온 것이다. 무엇을 들고? 자동방향제를 들고. 그니까 그 화장실에서 지정된 시간마다 자동으로 칙 하고 나오는 그거. (여기 내 유튜브 가면 소리 나온다... : https://www.youtube.com/watch?v=Ua6tyy9s2JA ㅎ 이렇게 조회수 늘려버리기~) 한 달 가량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혼자 지내면서 방에 내 향수 냄새를 그득그득 채워 넣어놓았는데 룸메가 온지 단 2시간 만에 내 냄새가 덮혀버렸다. 그 어디에도 내 냄새가 나지 않아 정말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룸메가 씻으러 잠깐 나갔을 때 배게랑 덮고 자는 이불에 내 향수 2~3번 펌핑 해놓고 잤다. 유난 떠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일날 친구들에게 숨막힌다고 보낸 카톡ㅋㅋ

   그 다음으로 알게 된 것이 내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 그렇다고 이전 까지 술 없이는 죽고 못사는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술 자리를 좋아하고 잘 마시는 편이라 어떻게든 통금을 깨버리고 싶어하는 정도로 좋아한다. 아 통금은 아빠 무서워서 못 깨는 것이고 언급할 수록 슬플 뿐이니 패스. 싱가포르는 술이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소주가 한 병에 18SGD니까 대에추웅 한 병에 15,300원. 왜 먹어 그럴꺼면. 그렇지만 의지의 한국인들은 어떻게든 술을 마신다. 부모님, 여자/남자친구, 친구들이 놀러 올때 부탁을 해서 케리어에 소주를 페트로 들고 와주시거나 여행용 포켓사이즈로 가져와주시는 것이다. 뭐 소주는 그렇게 먹고, 또 근처에 나라들이 많아 여행 한번씩 다녀 올 때마다 면세에서 양주사오면 날 잡아서 쥬스 사오고, 주인장 외의 사람들은 마른 안주, 뭐 탕이 없으니 라면 등등을 챙겨와서 술 빠뤠에에에. 혼자 있을 때는 내 방 와서도 먹고 사람들이 술 남아서 주고 가면 혼자 있을 때 불 꺼놓고 재즈 틀어놓고 한 모금씩 했었다. 그런데 룸메가 오고 나니 냉장고에서 술이 남아 돌기 시작했다. 그 다음 술자리 갈 때나 챙겨가지 절대 혼자 먹지는 않더라.


NTU 교환 TIP 타임마

1. 술 좋아하면 소주 페트로 된 것 있으니 그거 챙겨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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