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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찾겠어

[글] Glimpse of Life

by Sueaty 2020. 1. 5.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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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요가가 가기 싫은 날에는 한 두시간 집에서 더 밍기적 거리다 학교로 출발한다. 그러더라도 첫 수업 전까지는 3시간 가량이 남아 학교 앞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는다. 우리 학교 앞에는 스타벅스가 2개 있는데 학교 정문 앞에 있는 3층 건물의 스타벅스가 채광이 잘 되어서 그 지점을 애용한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도 하고, 개인 프로젝트도 하고, 알바(유튜버 번역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다)를 하노라면 새벽 5시에 일어나 요가를 다녀온 날보다 하루를 잘 시작했다는 뿌듯함을 안겨준다. 아... 아침에 먹는 가나슈크림 케이크 때문은 아니겠지? 아닐거야.. 진짜 아니야.

3시간을 내리 집중해서 할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며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귀 한번 쫑긋 거리지 않는다면 정말 인간미 없는 사람이다. 나는 매우 인간적이므로(?)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앉아 듣기를 좋아한다. 그 아침 시간대에 정말 다양한 사람이 다녀간다. 프리랜서 통역사, 개발자, 출판 업게 종사자,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유튜버, 크리에이터 엔터 관계자 등.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없는 업무내용일지라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내가 알지 못한 세계이거니와 다시금 세상에는 돈 벌 방법은 많구나를 알려주기 때문.

In to the Unknown

페이스북의 창립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화 Social Network에서 마크가 처음 내놓은 The Facebook에 '연애상태' 정보를 넣어야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기 직전에 '우리는 모두 상대방에게 관심이 많다'라는 얘기를 한다. 나는 지나치게 많은 케이스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2018년에 혼자 유럽여행을 할 때 호스텔과 호스텔을 다니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느낀바다. 환경운동가도 있었고, 모태 베지테리언이라 고기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해 고기의 맛을 모르는 친구,  이혼 변호사, 해커 등.

부정교합 때문에 양악수술을 했지만, 양악수술 전에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낮을 이유는 없다는 Vala와 한밤 '미의 기준'에 대해 수다를 떨었고, 브라질 출신이지만 리스본과 사랑에 빠져 포르투갈에서 이민 변호사를 하고 있는 Caroline은 자신이 두번째로 사랑하는 도시 뮌헨에서 남자친구를 만났고(지금은 결혼), 영어 잘하는 동양인은 드물대서 아주 조금 특별해진 Sueaty와 왜 세계사람들은 비건이 되어야 하는지 열변을 토한 Olof.  

그때까지는 대학이, 성적이, 스펙이 좋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대학, 성적, 스펙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울 때 대화의 소재가 되지 못한다. 내가 서울대를 다니는걸(전 샤대생이 아닙니다...) 프랑스 친구에게 뭐라고 얘기할건데, 그 프랑스 친구는 지난달에 세네갈에서 봉사를 하다 온 친구인걸? 너무 극적인 상황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special and unique experience를 가진 사람은 많다. 몇 달 전에 유행했던 예능 '굿피플'에서 활약을 한 '임현서' 분을 보면 알 수 있다. 임현서가 발휘하는 기질들은 서울대 로스쿨생이라서 나오는 것들이 아니다. 인턴으로 출연한 모든 분들을 방송 밖에서 보면 엄친아, 엄친딸들인데, 이 엄친아 엄친딸들을 모아놓으니까 고스펙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 임현서는 다른 인턴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해보았기 때문에 좀 더 깊이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슈스케 출연, 창업 등 본인의 경험이 변호사로 준비하는데 좋은 발판이 되는 것이다.

Do I Have My Story?

없다. 그래서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원한다. '20대 초중반에 이런 경험을 해서 실패해봤어요 그치만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죠.'라던가 '어느날 도서관에서 코드를 짜고 있는데 갑자기 왜 여기서 알고리즘 공부를 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날 리스본행 비행기표를 끊고, 한 달동안 리스본에 있었어요. 인터넷 느려서 구글링 힘든 것 빼고 학교 도서관이랑 다른게 없던데요?'. 나도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나도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갖고 싶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었을 떄 '오 얘봐라?' 싶은 사람이고 싶다.

남이 갖고 있는 것을 나도 같고 싶은 마음은 견물생심. 근데 난 그 이상이다. 남이 갖지 못한 것을 같고 싶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준)재벌들이 새로운 명품브랜드를 찾아 나서는 것과 같네...? 상류층을 꿈꾸는 일반인들로 부터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명품화 시킨다는 상류층, 그 브랜드가 입소문을 다시 타면, 새로운 명품을 찾아나선다는 상류층. 난 신박한 경험으로 경험치의 상류계를 꿈꾼다. '상류계'가 부정적 뉘앙스를 풍겨도 모두가 꿈꾸는 것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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